🔊법무법인 온강의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온강 ON AIR

🔊법무법인 온강의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온강 ON AIR

소년 사건 총정리) 2. 소년법, 조건부 기소유예란?

소년사건을 맡은 학부모와 보호자들은 대개 “경찰 조사는 끝났는데, 검찰로 넘어가면 우리 아이는 어떻게 되나요?”라고묻습니다. 제가 검사로 근무하며, 또 변호사로서 상담실에서 마주친 가장 흔한 질문입니다. 최근 유튜브 영상 〈검사는 소년사건을 어떻게 처분할까?〉에서 다룬 핵심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영상에서 말씀드렸듯이, 검찰 단계는 ‘형사재판으로 갈지, 아니면 보호처분이나 기소유예로 종결될지’를 결정짓는 갈림길입니다.

 

소년사건이 검찰에 올라오면

경찰은 조사를 마치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합니다. 검사는 ▷불기소(혐의 없음·무죄 등) ▷단순 기소유예 ▷조건부 기소유예 ▷가정법원 송치(보호사건) ▷형사 기소 가운데 하나를 택합니다. 이 다섯 갈래 중 어떤 길을 고르느냐는 재범 위험과 사회 복귀 가능성이 주요 판단 기준입니다. 다시 말해, 처벌의 엄격함보다 “향후 아이가 같은 잘못을 반복할 가능성이 얼마나 낮아질까”가 1순위입니다.

 

 

조건부 기소유예의 법적 근거와 실제

소년법 제49조의3은 “검사는 소년에 대하여 선도·교육 등을 조건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구체적 조건으로는 △범죄예방위원의 선도 △대안교육센터, 꿈키움센터 등에서의 상담·교육·활동이 명시돼 있습니다.

  • 대상 :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범죄소년’ 가운데 초범 혹은 경미한 사건
  • 기간 : 통상 6개월(검사 재량으로 최장 1년)
  • 효과 : 정해진 교육·봉사·상담을 모두 이행하면 기소되지 않고 전과가 남지 않은 채 종결

 

검사가 이 선택지를 고르는 이유

조건부 기소유예는 흔히 ‘솜방망이 처벌’로 오해되지만, 그 의도는 낙인 효과 최소화에 있습니다. 수사기록·판결문에 이름이 새겨지는 대신,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인 교육·심리치료·보호자 감독을 받게 함으로써 재범을 막자는 취지입니다. 2020년 국내 연구에서는 “조건부 기소유예를 받은 초범 소년 6개월 프로그램 이수 후 자기 개념·회복탄력성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고, 1년 추적에서 재범률이 14%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이는 검찰 단계에서의 ‘다이버전(diversion)’이 처벌 강화보다 실질적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변호사의 역할과 준비 포인트

검사는 결정 전, ①사건의 중대성 ②피해자 구제 노력 ③소년의 반성·태도 ④가정·학교 환경을 종합 평가합니다. 변호사는 그 사이에서

  • 진술 조력 : 조서 작성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자백 과장을 막습니다.
  • 피해자와의 합의 지원 : 손해배상·사과 편지를 구체화해 ‘실질적 회복’ 증빙 서류를 만듭니다.
  • 생활 개선 프로그램 : 상담 수료증, 학교 복귀 계획서, 봉사활동 확인서처럼 눈에 보이는 자료를 미리 마련합니다.
    이 문서화된 ‘변화의 증거’가 있어야 검사는 조건부 기소유예를 신뢰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보호자에게 드리는 세 가지 조언

  1. 초기에 전문가 상담을 받으세요. “초범이니 봐주겠지”라는 안일함이 가장 위험합니다.
  2. 반성과 개선을 기록으로 남기세요. 반성문, 상담·치료 확인서, 학교 생활기록부 등은 종이 위에 있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3. 6개월을 ‘모니터링 기간’으로 생각하세요. 조건을 지키는 동안은 외박, 심야활동, 친구관계까지 세심히 살펴야 합니다.

 

맺으며

소년법은 “처벌”이 아닌 “회복”을 목적으로 합니다. 검사는 그 목적과 사회 안전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 합니다.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는 그 균형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러나 제도가 제 기능을 하려면, 초기에 확보한 자료와 주체적인 변화 의지가 뒤따라야 합니다. 감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데이터를 갖추고 절차에 따라 준비해야 아이가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습니다. 변호사는 그 절차의 안내자이자 방패막이가 될 것입니다.

 

관련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