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연합뉴스)
가수 싸이가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니저를 통해 대리 수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연예인의 일탈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에서 의료용 마약류의 남용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싸이 측은 “매니저 이름으로 대리 처방을 받은 적은 없고, 본인 명의로 처방된 약을 매니저가 대신 수령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타인의 명의로 약을 추가 발급받아 남용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현행법은 향정신성의약품과 같이 중독 위험이 높은 의약품에 대해 **대면 진료와 환자 본인의 직접 수령**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리 수령만으로도 불법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프로포폴, 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사례로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왔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돌며 중복 처방을 받거나, 심지어 타인의 명의로 약을 발급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남용을 막기 위해 병원은 처방 내역을 전산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은 이를 근거로 환자의 복용 패턴을 면밀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진료기록을 확보했으므로, 싸이가 얼마나 자주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았는지, 혹시 타인 명의가 사용된 정황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치료 목적에서는 불가피하게 사용되지만, 관리가 느슨해지는 순간 곧바로 남용과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 역시 졸피뎀 중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얼마나 삶의 균형을 잃고 힘들어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유명 연예인이 연루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지만, 사실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심각한 과제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하는 것과 함께, 환자 본인과 의료인 모두가 경각심을 갖는 일입니다. 의료용 마약류가 본래의 치료적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형사전문변호사 배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