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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방, 명품 변호사

# 명품 가방, 명품 변호사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옷, 가방, 신발들이 ‘아르마니’, ‘로로피아나’, ‘루이비통’ 같은 브랜드 로고 하나만으로 정당성을 얻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기사에서는 이러한 명품 브랜드들이 실제 제작을 중국의 하청업체에 맡기고, 그 노동자들에게는 매우 저렴한 비용만을 지불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 우리가 고급이라 믿고 있는 그 제품들이, 실상은 믿기 어려울 만큼 ‘저렴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명품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가진 역사, 스토리텔링, 이미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일종의 ‘자부심’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외피를 걷어내고 본질만 들여다보았을 때, 과연 그 가격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제 직업인 ‘변호사’라는 일로 이어집니다.

명품 브랜드가 ‘이름값’만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듯, 변호사 중에도 그럴듯한 광고와 말로 의뢰인을 유혹하지만, 정작 변론에는 충실하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화려한 광고 문구, 고급스러운 사무실, 그럴싸한 수상 경력 등으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막상 사건을 맡고 나면 형식적인 대응만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믿을 만하다’는 기대를 품고 사건을 맡긴 의뢰인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신뢰가 실망으로 돌아가는 일이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신에게 늘 다짐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이름이 아니라 실력으로, 외형이 아니라 진심으로 의뢰인을 대하겠다고요. 제가 하는 광고가 실제 업무와 괴리를 보이지 않도록, 제가 맡은 사건 하나하나에 있어서 ‘명품 변론’이라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결국 진짜 명품은 가격표에 적힌 숫자나 브랜드 이름이 아니라, 정성스럽게 담긴 ‘내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눈앞에 놓인 사건 하나하나에 얼마나 진심을 다하느냐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본질에 집중하는 변호사로 남고 싶습니다.

– 형사전문변호사 배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