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님, 그냥 친구들 단톡방에서 웃자고 만든 겁니다. 진짜로 유포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 애랑 평소에 친하기도 했고요. 이게 정말 감옥까지 갈 일인가요?”
최근 소위 ‘지인능욕’이라 불리는 딥페이크제작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대학생 의뢰인 A씨가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했던 말입니다. A씨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AI 기술을 이용한 합성을 단순한 ‘놀이’나 ‘장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 많은 딥페이크, 성착취물제작과 관련 사건을 다뤄온 제 경험에 비추어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이 ‘장난’이라고 부르는 그 행위는, 법의 눈으로 볼 때 한 사람의 인격을 살해하는 ‘중대한 성범죄’입니다. 지금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 문제를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검사 출신 형사전문변호사 배한진입니다.
오늘은 단순 호기심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중범죄가 되는지, 딥페이크제작 처벌의 냉혹한 현실과 검사의 시각에서 본 대응 전략을 가감 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장난’이 아닌 ‘징역형’: 딥페이크제작 처벌의 무게
가장 먼저 명심해야 할 것은, 이 범죄에는 ‘벌금형’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되기도 했으나, ‘N번방 사건’ 이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성폭력처벌법의 적용을 받게 되었습니다. 법조문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 (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① 반포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ㆍ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ㆍ합성 또는 가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만약 이렇게 만들어진 딥페이크제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유포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량이 늘어나며, 단순히 소지, 구입, 저장, 시청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즉, 만드는 순간부터 이미 감옥행 티켓을 쥔 것과 다름없습니다.
2. 검사 출신 변호사의 경험담: 피해자의 고통을 알기에 관용은 없습니다
제가 검사 시절 담당했던 한 딥페이크제작 사건이 기억납니다. 피의자는 평소 짝사랑하던 대학 동기의 SNS 사진을 이용해 음란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혼자 보려고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포렌식 결과 이미 해외 불법 사이트에 유포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물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극심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으며, 결국 학업까지 중단해야 했습니다.
검사는 이러한 피해자의 고통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수사기관은 딥페이크제작 범죄를 인격 살인에 준하는 악질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친해서 그랬다”, “유포할 생각은 없었다”는 피의자의 변명은 검사 앞에서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춰져 구속 영장 청구의 사유가 될 뿐입니다.
저는 당시 그 피의자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구형을 했고, 실제로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마주하게 될 법정의 냉혹한 현실입니다.
3. “삭제하면 그만?” 디지털 포렌식 앞에서는 모든 것이 드러납니다
많은 딥페이크제작 혐의자들이 경찰 조사 통보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휴대폰이나 컴퓨터에 저장된 제작물과 관련 프로그램, 검색 기록을 삭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수사기관의 디지털 포렌식 기술은 삭제된 파일 복구는 기본이고, 언제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합성을 시도했는지, 어떤 경로로 사진을 수집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전송했는지까지 낱낱이 밝혀냅니다.
증거 인멸 시도는 구속의 지름길입니다.
검사 시절, 저는 피의자가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파일들이 포렌식을 통해 줄줄이 복구되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어설픈 증거 인멸은 죄질을 극도로 나쁘게 만들어, 선처의 일말의 가능성마저 날려버리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4. 딥페이크제작 혐의, 골든타임은 ‘경찰 첫 조사 전’
딥페이크 관련 범죄는 증거가 명확한 경우가 많아 혐의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응의 핵심은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그 순간이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이때 혼자서 겁에 질려 아무런 준비 없이 조사를 받으러 가서는 안 됩니다. 수사관의 유도신문에 넘어가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고 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검사 출신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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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포렌식 전에 전문가와 함께 증거 관계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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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전략 수립: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것인지, 아니면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있는지(예: 단순 합성일 뿐 음란물이 아닌 경우 등)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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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합의 시도: 유죄가 유력한 상황이라면, 변호사를 통해 조심스럽게 피해자 측과 접촉하여 합의를 시도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아내는 것이 양형에 가장 결정적입니다.
5. 맺음말
한순간의 잘못된 호기심으로 딥페이크제작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 직시입니다.
수사기관이 이 사건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검사가 어떤 포인트에서 피의자를 압박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인생 최대의 위기 앞에서 막막하시다면, 검사의 칼과 변호사의 방패를 모두 경험한 저 배한진이 여러분의 상황을 분석하고 최선의 법률적 솔루션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