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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명예훼손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한 경우 포괄일죄인지 여부

명예훼손 포괄일죄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게시한 것이 하나의 포괄일죄인지, 또는 별개의 범죄로 각각 처벌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인데요, 피고인은 먼저 2017년 12월~2018년 1월경 피해회사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게시했고, 이에 대해 이미 2021년 10월 28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선행 사건). 그런데 이후 피고인은 2018년 4월~2019년 6월경 다시 유사한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였고, 검찰은 이를 별도의 명예훼손·옥외광고물법 위반으로 기소했습니다.

원심은 “내용이 비슷하고 일련의 행위이므로 선행 사건과 본 사건은 하나의 포괄일죄”라고 보고, 이번 기소가 이중기소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범의가 갱신되었다고 보아 별개의 범죄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1. 법원의 가처분 결정(2018.3.30.)으로 선행 현수막 철거를 명했고, 그 이유에서도 명예훼손적 표현임이 분명히 지적된 점

  2. 가처분 결정이 2018.4.4.경 피고인에게 고지된 후 피고인이 선행 현수막을 철거하고 새로운 내용의 현수막을 다시 게시한 점

  3. 가처분으로 인해 피고인의 행위가 일시적으로 중단되었고, 피고인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다소 다른 표현의 현수막을 새로 제작해 게시한 점

대법원은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선행 사건과 본 사건은 범의의 계속성이 단절되었고, 다시 새로운 범의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이에 따라 포괄일죄가 아니라 별개의 범죄로 평가해야 하므로, 이를 포괄일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장기간 반복된 표현행위가 모두 포괄일죄인가?’라는 실무상 매우 중요한 논점을 다룬 판례로서, 특히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비슷한 표현을 계속 반복할 경우 포괄일죄로 묶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 형량이나 처벌 범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대법원은 물리적·절차적 개입(가처분 결정 등)으로 인해 행위가 중단된 후, 피고인이 새로운 내용으로 현수막을 다시 제작해 게시했다면, 이는 “하나의 감정적 분노가 이어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결심에 의한 재범”이라고 본 것입니다.

아래는 대법원 판례 전문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대 법 원

제 3 부

판 결

사 건 2022도10369 가. 명예훼손

나. 옥외광고물등의관리와옥외광고산업진흥에관한법 률위반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 심 판 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8. 12. 선고 2021노2317 판결

판 결 선 고 2025. 10. 30.

 

주 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가. 명예훼손

피고인은 2018. 4. 9.경부터 2019. 6. 11.경까지의 기간 사이에 서울 (주소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회사 ○○사옥 앞에서, 공소장(공소장변경허가된 부분 포함, 이하 같다)에서 특정한 각 일정 기간 별로 “공소외 회사는 언론을 매수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았다. 방송 송출 후 2시간만에 기사 댓글이 1만 2천 건을 넘었으나 기사가 사라졌다 올라오기를 반복하다 블라인드 처리하여 기사댓글을 조작했다.” 등의 내용을 비롯하여, 공소장의 명예훼손 관련 부분 기재와 같이 허위사실을 적시한 각 현수막(이하 ‘이 사건 각 현수막’이라고 한다)을 전봇대, 가로수 등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 공소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옥외광고물법’이라고 한다) 위반

피고인은 2018. 4. 9.경부터 2019. 6. 11.경까지의 기간 사이에 서울 (주소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회사의 ○○동 사옥 앞길에서, 공소장에서 특정한 각 일정 기간 별로 공소장의 옥외광고물법 위반 관련 부분 기재와 같이 각 현수막을 설치함으로써, 광고물 설치가 금지된 도시지역의 전봇대, 가로수 등에 광고물을 각 표시하거나 설치하였다.

 

  1. 선행 사건의 진행경과

가. 선행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1) 명예훼손

피고인은 2017. 12. 11., 2017. 12. 13.부터 2018. 1. 19.까지, 2018. 1. 21.부터 2018. 1. 24.경까지 서울 (주소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회사 ○○사옥 앞에서, “공소외 회사는 서울고등법원 행정재판에서 위증과 위조 허위자료 제출 등을 해가며 싸워”, “공소외 회사 불복 서울고등법원 행정 소송 재판 중 위증 위조 허위자료 제출 패소”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각 현수막을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 공소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옥외광고물법 위반

피고인은 2017. 12. 11.경부터 2018. 1. 24.경까지 서울 (주소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회사의 ○○동 사옥 앞길에서, 선행 사건의 항소심 판결문 기재와 같이 각 일정 기간 별로 그곳 가로수, 전봇대 등 사이에 ‘공소외 회사 갑질 위조 사건’이라는 내용 등이 포함된 각 현수막을 게시함으로써, 광고물 설치가 금지된 도시지역의 전봇대, 가로수 등에 광고물을 각 표시하거나 설치하였다.

나. 선행 사건 판결의 내용

선행 사건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2560)이 2021. 7. 9. 선행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상고하였으나(대법원 2021도9362), 2021. 10. 28. 상고기각되어, 같은 날 선행 사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1. 판단

가. 관련 법리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은 개별 범행의 방법과 태양, 범행의 동기, 각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리고 동일한 기회 또는 관계를 이용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후속 범행이 있었는지, 즉 범의의 단절이나 갱신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 논리와 경험칙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11318 판결 등 참조).

나. 포괄일죄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8. 3. 30. 피해자 공소외 회사 등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피고인이 설치한 현수막(이하 ‘선행 현수막’이라고 한다)을 수거하고,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회사 ○○사옥 앞 경계로부터 200m 이내에서 ‘갑질, 허위자료 제출,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죽이기, 대리점 갈취,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피해자 공소외 회사가 망하게 하였다는 내용, 피해자 공소외 회사가 관련 소송 혹은 수사과정에서 위증․위조․허위자료를 제출했다는 내용, 피해자 공소외 회사가 국정감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검찰과 사법부의 직권을 남용토록 하여 피고인을 구속시켰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현수막을 게시해서는 안 된다. 피고인이 위 의무를 위반할 경우,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회사에게 위반행위 1일당 500,000원씩을 지급하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가처분 결정을 한 사실(2018카합32), 위 가처분 결정은 그 이유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피고인이 단순히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피해자 공소외 회사의 사회적 가치 또는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다’라는 것을 명시한 사실, 이 사건 범행은 위 가처분 결정이 피고인에게 고지된 2018. 4. 4.경 이후인 2018. 4. 9.부터, 피고인이 수거가 명해진 선행 현수막을 철거하고 새로운 현수막을 게시하여 이루어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위 가처분 결정에 따라 피고인이 선행 현수막을 수거함으로써 피고인의 범행이 일시나마 중단되었고, 피고인은 위 가처분 결정에 따른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선행 현수막의 표현과는 다소 다른 내용의 이 사건 각 현수막을 새로 게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명예훼손 및 옥외광고물법 위반의 점 각각에 관하여 선행 사건 공소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 사이에는 범의의 갱신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선행 사건 공소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제1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선행 사건 공소사실을 포괄일죄로 보고, 선행 사건 공소 제기의 효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도 미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였고, 원심은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제1심과 원심의 판단에는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아울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명예훼손 부분에 관하여는 공소제기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고, 불분명한 부분은 검사에게 석명을 구하는 등으로 그 공소제기 부분을 명확하게 한 다음, 공소제기된 범위에서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 둔다.

 

  1. 결론

형사소송법 제393조에 따라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제1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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