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활동하던 한국인들이 불법 온라인 도박,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 등의 국제 범죄조직에 연루된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며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물론 국내 경찰청도 수사 공조에 착수했으며, 외교부 또한 캄보디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체포 및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주요 범죄조직은 ‘고수익 해외 취업’이나 ‘마케팅 업무’ 등을 명목으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을 모집해왔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현지 도착 직후 여권을 압수당하거나 감금된 채 불법 사이트 운영, 도박 플랫폼 관리, 보이스피싱 콜센터 근무 등 불법 행위에 강제로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피해자들은 협박과 폭행을 당하며 탈출을 시도하다 실종되거나, 현지 경찰에 의해 공범으로 체포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의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범죄조직은 조직 내 서열과 감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탈출이나 신고를 시도할 경우 폭행이나 구타를 가하는 등 사실상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불법체류’나 ‘도박 알선’ 수준을 넘어선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국제 범죄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온강의 배한진 변호사는 “해외에서 이뤄지는 범죄조직 연루 사건은 행위 장소가 외국이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 관련되어 있거나 국내 자금 흐름이 연결되어 있다면 국내법상 형사 책임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사기,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는 각기 중대한 처벌 대상이며, 조직적 개입이 확인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가중 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변호사는 또한 “문제는 이 사건들이 단순한 범죄 가담이 아니라, 피해자와 피의자의 경계가 모호한 복합적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는 구직 과정에서 속아 현지로 이동한 뒤 여권을 빼앗기고 협박당해 불법 행위를 강요받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사 초기에 이러한 정황을 명확히 진술하지 못하면, 조직의 일원으로 간주되어 공범으로 기소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강압, 감금, 위협 등 외부 강요에 의해 가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휴대전화 기록, 현지 메시지 내역, 송금 내역, 제3자 진술 등 객관적 증거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현지 경찰 조사나 대사관 면담 시 변호인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진술하면 향후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사건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국제 공조 체계가 작동하기 때문에, 캄보디아·한국 간 형사사법 공조조약, 범죄인 인도 절차, 국제자금추적 등이 모두 병행될 수 있다”며 “단순히 현지에서 체포된 사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송환 후 장기 구속이나 실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검거된 한국인 피의자 중 일부는 조직 내 중간 관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국내로 송환된 후에도 불법 도박 서버 운영 혐의로 재차 조사받고 있다. 반면 피해자로 분류된 일부 청년들은 ‘취업 사기’와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받아 귀국 조치되었다.
배한진 변호사는 “사건 초기부터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을 설정하고,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향후 결과를 좌우한다”며 “범죄조직의 지시에 따른 행위라도, 불법성을 인지했거나 방조한 정황이 있으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강요나 협박에 의해 행위를 한 경우라면 피해자임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끝으로 “캄보디아 범죄조직 연루 사건은 단순한 해외 체류 중의 불운이 아니라, 국제 범죄의 복잡한 연결망 속에 놓인 중대한 형사사건”이라며 “사소한 실수나 잘못된 판단이 인생 전반을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수사 단계부터 변호사와 긴밀히 협력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