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과 관련하여 우선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살펴보면, 판례는 일관되게 강제추행죄에서 요구되는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순히 폭행 또는 협박의 존재 여부에 한정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행위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추행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에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을 요하고, 그 폭행·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폭행 등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추행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1도8805, 2006도5979 판결 등).
다만, 판례는 이와 같은 전형적인 유형 외에도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역시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어, 강제추행 성립 범위를 비교적 폭넓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이후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하거나 제압할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점을 판례는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도3893, 2001도2417 판결 등).
다음으로 ‘추행’의 의미에 관하여 살펴보면, 대법원은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3도5856 판결 등). 또한 추행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및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며,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 역시 판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대법원 2013도5856 판결 등).
이에 따라 가슴이나 성기 부위, 엉덩이 등을 만진 경우에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나, 손목이나 손, 어깨, 옆구리, 얼굴 등을 만진 행위에 대하여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즉 피해자의 의사,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의 내용 및 태양 등을 면밀히 살펴 추행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죄의 고의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범죄 성립에 필요한 고의는 ‘해당 행위를 한다는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반드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3도5856 판결 등). 실제로 대법원은 피고인이 알고 지내던 여성인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채를 잡아 폭행을 가하자 보복의 의미에서 피해자의 입술, 귀, 유두, 가슴 등을 입으로 깨무는 등의 행위를 한 사안에서, 객관적으로 여성인 피해자의 입술, 귀, 유두, 가슴을 입으로 깨무는 행위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함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3도5856 판결).
또한 대법원은 초등학교 남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반의 남학생의 성기를 만진 사안에 관하여, 설령 피고인이 교육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주장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교육방법으로서 적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하여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숙한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 및 성적 정체성의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의 사회환경과 성적 가치기준 및 도덕관념에 부합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305조에서 말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5도6791 판결).
한편, 판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껴안거나 안으려는 행위에 대하여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사례를 다수 축적해 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법원은 인형 탈을 쓰고 카페 홍보를 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다가가 피해자의 손을 잡고 주무르며 손목을 잡고 강제로 껴안으려 하고, 피해자가 손을 뿌리치며 완강히 거부함에도 불구하고 약 10분 동안 피해자를 껴안으려 한 행위에 대하여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5260 판결). 또한 골프 컨트리클럽에서 근무 중인 여성 종업원에게 클럽 회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신분상 불이익을 암시하며 목을 껴안고 얼굴에 볼을 부비는 이른바 러브샷 방식의 신체접촉을 한 사안 역시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07도10050 판결).
이 외에도 길을 걸어가던 피해자의 뒤로 다가가 손으로 등과 어깨를 쓰다듬고 팔뚝을 잡으며 안으려 한 행위(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6299 판결), 응급구조사인 피해자의 손목을 끌어당기고 수차례 끌어안은 행위(광주지방법원 2015고단365 판결), 피해자의 손목을 잡으며 “나한테 한번 줘”라고 말한 행위(수원지방법원 2014고단6931 판결), 노래방에서 피해자를 뒤에서 끌어안고 재차 손목을 잡아당긴 행위(의정부지방법원 2014고단4767 판결) 등도 모두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아울러 판례는 피해자의 손이나 손목을 잡은 행위, 팔을 잡거나 쓰다듬은 행위, 손등에 키스한 행위 등에 대해서도 그 경위와 전후 사정을 종합하여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사례를 다수 제시하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처음 본 피해자의 손을 잡아 끌어당기고 손으로 피고인의 배를 훑게 한 행위(대법원 2015도8499 판결), 편의점 종업원인 피해자의 손을 잡고 손등에 입을 맞춘 행위(서울북부지방법원 2014고단1407 판결), “해봤어?”라는 성적 발언과 함께 손목을 잡은 행위(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3고단1187 판결) 등은 모두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행위로 평가되었습니다.
나아가 어깨, 허리, 옆구리, 등, 목 부위 등 이른바 비민감 부위에 대한 접촉이라 하더라도, 기습적이거나 일방적인 유형력의 행사로 이루어졌고,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택시에서 피해자의 어깨를 잡아 끌어당기며 장시간 손을 잡은 행위(서울남부지방법원 2015고단432 판결), 길거리에서 처음 보는 피해자의 어깨를 양손으로 감싸 잡은 행위(인천지방법원 2015고단785 판결), 길을 지나가며 허리나 옆구리를 감싸 안은 행위(부산지방법원 2014고단2542 판결)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국 강제추행죄의 성립 여부는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 여부만을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폭행 또는 유형력 행사 여부, 추행행위의 객관적 성격, 피해자의 관점에서 성적 자유가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행위 전후의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행위의 외형이 유사하더라도 폭행 또는 유형력의 정도, 신체 접촉의 부위와 방식, 행위 전후의 정황에 따라 범죄 성립 여부와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기습추행 여부가 문제 되는 사안이나 손목·어깨 등 이른바 비민감 부위에 대한 접촉, 고의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에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 어떤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본인의 상황이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또는 수사 과정에서 어떠한 점을 중점적으로 다투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 형사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점검해 보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사 이전의 판단이 결국 사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